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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오백 년의 충절, 파주에서 화합과 평화의 정신으로 잇다

2026-10-16 21:53 | 입력 : 내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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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고려통일대전 대제 봉행… 역대 왕 34위·충신과 공신 357위 추모
전국 종중 관계자·시민 함께 전통 계승… 역사문화공간 개방 확대 과제도

▲ 지난 15일 파주시 탄현면 고려통일대전에서 열린 제20회 고려통일대전대제에서 전통 제복을 갖춘 헌관과 제관들이 예를 올리고 있다.

고려 오백 년을 지탱한 선현들의 충절과 후삼국 통일의 정신이 파주에서 되살아났다. 고려의 수도 개성과 가까운 통일동산에서 열린 대제는 역대 제왕과 충신·공신의 덕업을 기리고, 그 역사 위에 민족의 화합과 평화통일의 염원을 더하는 자리였다.

사단법인 고려역사선양회는 지난 15일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고려통일대전에서 ‘2026년 제20회 고려통일대전 대제’를 봉행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종중 관계자와 후손, 지역 인사와 시민들은 전통 예법에 따라 선현들을 추모하며 고려의 역사와 정신을 후대에 이어갈 뜻을 나눴다.

이날 대제에는 최병갑 파주부시장과 이종춘·최지원 경기도의원, 이혜정·오은정·옥승철·김선미 파주시의원, 김성희 파주문화원 부원장, 박정선 탄현면 주민자치위원장, 한천수 파주장단콩웰빙마루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초헌관은 이진옥 인천이씨대총회 회장, 아헌관은 이종춘 경기도의원, 종헌관은 정헌식 파주문화원 부원장이 맡았다. 우관제 고려역사선양회 전례위원장인 전 파주문화원장이 집례를, 정호진 교하향교 향유회장이 대축을 맡아 의례를 이끌었다. 제관과 집사 등의 역할을 정한 분정기에는 모두 49명의 이름이 올랐다.

행사는 파주실버취타대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 기념사와 축사, 추모문 낭독이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고려의 역사적 성취와 선현들의 뜻을 되새겼다.
▲ 고려통일대전 정전 내부에서 고려 태조 왕건의 어진과 열왕의 위패 앞에 제물을 올리며 제례를 봉행하고 있다.

본 제례는 영신례와 신관례를 시작으로 초헌례·아헌례·종헌례, 음복례, 철변두, 송신, 망요례 순으로 봉행됐다. 전통 제복을 갖춘 헌관과 제관들은 집례의 홀기에 따라 예를 올렸으며, 참례객들도 경건한 자세로 제례에 함께했다.

김인하 고려역사선양회 총재는 기념사에서 고려의 역사·문화적 성과를 재조명하고, 선조들의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서 계승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고려 말과 조선 초를 거치며 왜곡되거나 낮게 평가됐다고 보는 역사적 서술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증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후손들이 자신의 뿌리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역사 연구와 선양 활동을 이어가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적 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추모에는 혼란한 시대를 수습하고 후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의 공덕과 고려를 지켜온 선현들의 충절을 기리는 뜻이 담겼다. 서로 다른 세력을 아우르며 나라의 기틀을 세웠던 고려의 역사는 오늘날 화합과 평화의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고려통일대전은 고려 역대 왕과 충신·공신을 기리기 위해 약 1만2,485평 부지에 조성돼 2007년 준공된 제향 시설이다. 정전의 현판은 ‘고려대전’이며, 정전과 영정각·제전각·내삼문·서문 등을 아우르는 전체 공간을 ‘고려통일대전’이라 부른다.

정전 중앙 상단에는 태조 왕건의 어진과 위패가 봉안돼 있다. 그 아래 좌우로 제2대 혜종부터 제34대 공양왕까지 왕 33위의 위패가 자리해 태조를 포함한 역대 왕 34위를 모시고 있다. 양측 제단에는 충신과 공신 등의 위패 357위가 목·화·토·금·수의 오행 원리에 따라 배치돼 있다.

전통 목조건축의 풍모도 공간의 의미를 더한다. 정전 외부에는 가운데가 굵고 위아래가 가늘어지는 배흘림기둥이 적용됐으며, 단청과 기와지붕, 전각들이 어우러져 장중한 경관을 이룬다. 고려의 역사를 기리는 제향 공간인 동시에 전통 건축과 의례를 함께 접할 수 있는 장소다.
▲ 제20회 고려통일대전대제 참석자들이 정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재 부지는 파주시 소유이며, 고려역사선양회가 시설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다만 유지관리와 안전 문제로 평소 상시 개방이 이뤄지지 않아, 일반 시민이 이곳을 직접 둘러볼 기회는 대제가 열리는 날을 중심으로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제향 공간의 품격과 목조건축의 보존을 지키면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과제로 남는다. 관람 안전과 안내 체계를 갖추고 역사 해설, 청소년 교육, 전통문화 체험 등을 단계적으로 마련한다면 고려통일대전의 가치를 더 넓게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희 고려역사선양회 사무처장이 앞서 밝힌 단계적 개방과 고려역사관 조성 구상도 이러한 과제와 맞닿아 있다. 주변 역사·문화·평화관광 자원과 연계해 고려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운영 주체의 협력, 지속 가능한 관리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스무 번째를 맞은 고려통일대전 대제는 선현에 대한 공경을 넘어 역사를 기억하고 전하는 공동체의 책임을 되새겼다. 고려가 남긴 통합의 경험과 문화적 성취를 시민의 배움으로 연결할 때, 파주에 자리한 이 제향 공간의 의미도 한층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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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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